AI 시대, Engineer의 새로운 본질, Produ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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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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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며

매일 아침 컴퓨터를 켜고 코드 에디터를 실행할 때마다, 나는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묘한 감각을 느낀다.
AI라는 거대한 물결이 우리 일상을 휩쓸고 지나가는 이 시대를, 훗날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할까? 아마도 우리가 인터넷 태동기를 바라보는 시선과 비슷하지 않을까. "참 격동적인 시대를 살았구나"라고 말이다.
IT 업계에 몸담고 있는 나에게 AI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일의 현실이자, 동료이자, 때로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단순 HTML 마크업부터 상태 관리, 서버 구축까지 - 한때 내가 고민하며 밤새워 작성했던 코드들을 AI가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것을 보며, ‘어떻게 AI 없이 일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도구와 주인, 그 사이의 경계선

하지만 이런 편리함 속에서도 나는 한 가지 원칙을 지키려 한다.
AI는 여전히 도구이지,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100% 신뢰를 주지 않는 것은 불신이 아니라, 균형감각이다. 마치 훌륭한 요리사가 최고급 칼을 사용하면서도 자신의 손맛을 잃지 않는 것처럼. 이런 시대일수록 기본기가 탄탄한 엔지니어가 살아남는다는 것은 자명한 진리다.
AI에게 무엇을 시킬지 아는 것, 그 결과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것, 이 모든 것은 결국 기본기에서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진짜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기술적 역량도 중요하지만, 이 AI 시대에 진짜 차별화 요소는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프로덕트(Product)에 대한 깊은 이해다.
예전에도 프로덕트 이해는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중요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왜냐하면 AI가 기술적 구현의 문턱을 대폭 낮춰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어떻게 만들 것인가"보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 "왜 만들어야 하는가"가 더 중요해졌다.
기술에만 매몰된 엔지니어는 점점 AI와 구별하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용자의 Pain Point를 이해하고, 비즈니스 맥락을 파악하며, 제품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엔지니어는 여전히, 아니 더욱 강력해진다.

Product Engineer, 새로운 종류의 엔지니어

프로덕트를 이해한 엔지니어는 단순히 주어진 요구사항을 구현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요구사항 너머의 진짜 문제를 본다. 기획자가 놓친 엣지 케이스를 발견하고, 사용자 경험의 미세한 결함을 감지하며, 때로는 더 나은 해결책을 제안한다.
이런 엔지니어는 AI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그들은 AI에게 더 정확한 질문을 할 수 있고, 더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 프로덕트의 맥락을 아는 사람만이 AI의 답변이 정말 맞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기술자이면서 동시에 철학자가 되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이 기능이 정말 사용자에게 필요한가?", "이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가?"
이런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AI 시대의 진짜 승자가 될 것이다. 기술은 AI가 대신 해줄 수 있지만,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와 욕망을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부분을 이해하는 엔지니어를 Product Engineer라고 부르기로 했다.

마치며

우리는 분명 기회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잡는 방법은 예전과 다르다.
더 빠르게 코딩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하는 것이, 더 많은 기술을 아는 것이 아니라 더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AI가 내 옆에서 코드를 작성해주는 동안, 나는 사용자의 마음을 읽으려 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엔지니어로서 내가 선택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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