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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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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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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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되고 싶었다.
건축
은 공간의 미적 추구와 철학 그리고 그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계산되어야 하는 공학적 지식까지 다양한 개념과 손재주?를 요구하는 것 같다. 유년기부터 레고와 같이 무언가에서 디테일 및 패턴을 찾거나 반대로 그런 요소들을 결합해서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참 좋아했다. 위와 같은 취향을 가진 나에게
건축
이란 매력적이었다. 혼자 스케치북을 들고 전원주택 거리를 걸으면서 멋진 건축물을 스케치하면서 참 낭만있게 꿈을 키워나갔다. 대다수의 유년기 꿈이 단순 꿈에서 멈춰있는 경우가 많듯이 나 또한 건축가란 꿈이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통일되지 않으면 건축은 답 없다’라는 어른들의 뼈 아픈 조언이 큰 역할을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무언가에서 디테일 및 패턴을 찾거나 반대로 그런 요소들을 결합해서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라는 나의 특징을 일찍이 알게되었다.
진로
진로에 대해 크게 고민한 적이 없다.
초등학교 시절, 공책 게임이라고 공책에 RPG 게임들을 내가 직접 그려서 친구들과 같이 하곤 했다. (이렇게 되면 내가 운영자다.) 그리고 그때 당시 본인 집 컴퓨터는 굉장히 낡았는데, 자연스럽게 직접 컴퓨터 부품들을 손보고 이를 최대한 튜닝(오버쿨럭)해서 다양한 콘솔 게임들을 억지로 돌렸다. 건축에서 발견한 나의 특징이 게임 및 컴퓨터에 결합되니깐 흥미가 더 생겼었다.
'아 나는 게임을 좋아하고 컴퓨터를 좋아하니까, 게임 개발자를 해야겠다!’ 라고 단순히 생각했다. 그렇게 컴퓨터공학과를 들어가게 되었다. 대학교에서도 게임 개발자란 꿈은 서서히 없어지고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낭만
사람들은 각자 갖고 있는 꿈이 다르고 지향하는 인생이 다르다. 그런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각자의 힘을 맞추는 것이 너무 재밌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팀에서 나는 개발이란 무기를 쥐고 있는 것 뿐이다. 꽤 낭만있지 않나?
물론 그 과정에서 서로 논쟁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팀이 와해되어 심하면 원수지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리스크를 질 만큼 공동의 목표를 이루는 것은 짜릿하다고 생각하다.
초중고 모두 같은 지역에서 나온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대학교에 들어가 다양한 학부 활동과 외부 활동을 접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나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 프로덕트를 만드는 경험을 하면서 위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긴다.
결국 나와 마음이 맡는 사람들과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 주는 기쁨을 좋아하는 나를 찾을 수 있었다.
안개
내 삶의 지도는 아직 안개로 뒤덮여 있다.
사실 요즘 앞으로 나가야 될 곳이 너무 안보여서 막막하지만, 그렇다고 이미 밝혀놓은 곳만 왔다갔다 할 생각은 없다. 차근차근 밝혀나가는 수 밖에
차차 밝혀질 공간에서 나는 꼭 개발을 하고있지 않을 수도 있다. 최근 인프라에 관심이 생겨서 SRE가 될 수도 혹은 빠른 프로덕트 개발 경험을 살려 PM이 되어있거나, 커피를 좋아하니까 카페를 할 수도 있겠다.
어찌되든 내가 진짜 좋아하고 재밌는 것을 하자.